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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퇴를 준비하면서 가장 막막한 것이 바로 "도대체 얼마가 필요한 거지?"라는 질문입니다. 오늘은 은퇴 후 생활비를 현실적으로 계산하는 방법을 알려드리겠습니다.
은퇴 후 생활비, 현재의 70%는 맞을까?
흔히 "은퇴 후에는 현재 생활비의 70% 정도면 충분하다"는 말을 들어보셨을 겁니다. 하지만 이건 너무 단순한 공식입니다. 실제로는 개인의 라이프스타일, 건강 상태, 거주지에 따라 크게 달라집니다.
어떤 분들은 은퇴 후 오히려 여행이나 취미 생활로 지출이 늘어나기도 하고, 또 어떤 분들은 자녀 독립과 대출 상환 완료로 지출이 크게 줄기도 합니다.
단계별 생활비 계산법
1단계: 현재 지출 파악하기
먼저 최근 3개월간의 지출 내역을 꼼꼼히 살펴보세요. 단순히 카드 명세서만 보지 말고, 현금 지출까지 모두 포함해야 합니다. 주요 항목은 다음과 같습니다.
- 주거비 (관리비, 재산세, 수리비)
- 식비
- 의료비
- 교통비
- 통신비
- 보험료
- 문화생활비
2단계: 은퇴 후 변화 예상하기
은퇴 후 줄어들 항목과 늘어날 항목을 구분해보세요.
줄어들 가능성이 높은 지출로는 출퇴근 교통비, 직장 관련 의류비, 외식비, 경조사비 등이 있습니다. 자녀가 독립했다면 교육비와 생활비 지원도 사라집니다.
반면 늘어날 가능성이 높은 지출로는 의료비가 대표적입니다. 나이가 들수록 병원 방문 횟수와 약값이 증가하는 것은 피할 수 없는 현실입니다. 또한 시간 여유가 생기면서 여가 활동비, 취미 생활비도 늘어날 수 있습니다.
3단계: 생애 주기별 차이 고려하기
은퇴 생활을 단일 기간으로 보면 안 됩니다. 보통 세 단계로 나눠볼 수 있습니다.
초기 은퇴 기간(6070대 초반)에는 활동적인 시기로 여행이나 취미 활동 비용이 많이 듭니다. 중기(70대 중반80대 초반)에는 활동량이 줄면서 전반적인 지출이 감소하지만, 의료비는 증가합니다. 후기(80대 중반 이후)에는 간병비나 요양비가 추가로 발생할 수 있습니다.
현실적인 계산 예시
만약 현재 월 생활비가 400만원이라면 항목별로 살펴보겠습니다.
주거비 80만원은 그대로 유지되고, 식비 100만원은 외식이 줄어 70만원으로, 교통비 50만원은 출퇴근이 없어져 20만원으로 감소합니다. 의료비는 30만원에서 60만원으로 증가하고, 문화생활비는 40만원에서 60만원으로 늘어날 수 있습니다. 기타 생활비 100만원은 80만원으로 줄어듭니다.
이렇게 계산하면 월 약 370만원, 연 4,440만원이 필요합니다. 이는 현재 생활비의 약 92% 수준입니다.
인플레이션 반영하기
물가 상승률을 고려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연평균 2~3%의 물가 상승률을 가정하면, 20년 후에는 현재의 1.5배 정도가 필요합니다. 즉, 현재 월 370만원이 필요하다면, 20년 후에는 월 550만원 이상이 필요할 수 있습니다.
총 필요 자금 계산하기
마지막으로 은퇴 기간 동안 필요한 총 자금을 계산해봅시다.
65세 은퇴, 90세까지 생존을 가정하면 25년입니다. 연간 4,440만원 × 25년 = 11억 1천만원이 기본적으로 필요합니다. 여기에 인플레이션과 예상치 못한 의료비를 고려하면 실제로는 15억~20억원 정도를 준비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다만 국민연금이나 퇴직연금 등 정기 수입이 있다면 그만큼 줄일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국민연금으로 월 150만원을 받는다면, 25년간 약 4억 5천만원을 충당할 수 있으므로, 추가로 준비해야 할 금액은 10억~15억원 정도로 줄어듭니다.
마무리하며
은퇴 후 생활비 계산은 단순한 산술이 아니라, 자신의 라이프스타일을 구체적으로 그려보는 과정입니다. 막연한 불안보다는 구체적인 계산을 통해 현실적인 목표를 세우는 것이 중요합니다.
지금부터라도 가계부를 작성하고, 지출 패턴을 파악하는 것부터 시작해보세요. 그리고 최소 5년에 한 번씩은 은퇴 자금 계획을 재점검하는 것을 추천합니다.
은퇴는 끝이 아니라 새로운 시작입니다. 충분한 준비로 여유롭고 행복한 노후를 맞이하시기 바랍니다.
